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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고 삼수 (擬古 三首) / 성현(成俔)

淸潭 2025. 3. 26. 16:15

의고 삼수 (擬古 三首)

성현(成俔)

 

정자 앞에 서 있는 기특한 나무 / 亭前有奇樹

푸른 잎이 그리도 번성하더니 / 翠葉何萎葳

가을 바람 선들선들 휘불어오니 / 秋風吹嫋嫋

떨어지는 이슬에 꽃다움도 다 졌네 / 零露拂華滋

서산의 뭇 새들 떼를 지어서 / 西山衆鳥群

날마다 펄펄 이리로 날아드네만 / 翩翩日來斯

외로운 난세는 곤궁해서 날개가 처졌어도 / 孤鸞困側翅

한 가지에 깃들임을 허하지 않네 / 不許棲一枝

번영과 시듦이 때가 있거니 / 榮悴自有時

곤궁한들 누구를 원망하리요 / 蹭蹬將怨誰

 

오늘 이 좋은 잔치 모임에 / 今曰良宴會

휼륭한 손님들이 대청에 가득 / 嘉賓滿高堂

아름다운 안주가 자개 상 위에 비치고 / 綺肴映雕俎

푸른 술이 금잔에 철철 넘는데 / 綠酒盈金觴

좌우에 늘어선 연조 미인들 / 左右燕趙姬

아리따운 눈썹과 해맑은 눈들 / 眉目婉淸揚

희나 흰 팔들을 천천히 들어 / 徐徐攘皓腕

비파를 퉁기어 곡조를 내네만 / 操瑟理宮商

세월이 바퀴 돌 듯 흘러서 가면 / 流年雙轉轂

어느덧 머리칼이 서릿빛 되리 / 忽兩鬢霜

서로 만났으니 즐기기나 하세 / 相逢且爲樂

구태여 서러워해서 그 무엇하리 / 何用苦慨慷

만조의 고관대작 귀한 분들도 / 金章滿朝貴

끝내는 북망산에 돌아가는 걸 / 畢竟歸北邙

 

강 건너서 부용을 캐고 / 涉江采芙蓉

산에 올라 담쟁이를 뜯으니 / 登山

펄렁펄렁 바람에 흔들리는 그림자 / 幡幡影搖風

물씬물씬 소매에 배는 향기 / 馥馥香惹袂

그리운 임에게 드리고자 / 欲遺所懷者

구름가에 기대어 섰네만 / 佇立雲之際

구름은 깊고 임은 오지 않으니 / 雲深人不來

눈 돌리며 내 어디로 갈꼬 / 側目將何逝

달은 어찌 그리 휘영청 밝은고 / 明月何晈晈

휘영청 유인을 찾아 주는데 / 晈晈尋幽人

유인은 만 가지 한을 품어서 / 幽人抱萬恨

구슬프게 앉아서 밤을 지새네 / 惻惻坐達晨

바람에 나뭇잎 나부끼는 소리 / 風葉鳴高樹

별들은 높은 하늘에 반짝이는데 / 星河粲層旻

아득히 떠도는 천애의 나그네 / 天涯客

처량히 앉아 있는 창 안의 몸이여 / 凄涼窓裏身

가물가물 꿈조차 못 이루고 / 耿耿不成夢

가려 하나 하수에 나루가 없네 / 欲往河無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