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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감정을 싣지 마라 / 정목 스님
淸潭
2025. 6. 12. 10:07
심장에 감정을 싣지 마라 / 정목 스님
“인도 갠지스강의 화장터에서
하루 종일 시신이 타는 걸 바라본 적이 있다.
팔도 타고 다리도 타더라.
그렇게 몸뚱이가 다 탔는데도
심장은 4시간을 더 타더라.
그만큼 질기고 튼튼하더라.”
우리 몸의 세포는
자연치유력도 있고, 재생력도 있다.
그런데 심장은 너무 탁월하고 튼튼해
그런 게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현대인은 심장병으로 돌연사 하는 경우가 많다.
‘의학계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서’
‘스트레스가 많아서’ 등으로 이유를 설명한다.
그런데 정말 근본적인 이유가 뭔가?”
객석에 침묵이 흘렀다.
정목 스님이 입을 뗐다.
“그건 심장에 감정이 실려서 그런 거다.
그렇게 실린 감정은 하나하나 심장에 데이터로 기록된다.
대못으로 박히는 거다.
그게 결국 심장을 파괴하고, 멈추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들은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심장이 아프고 따가운 걸 느낀다.
왜 그런가?
내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심장이 그렇게 반응하는 거다.”
정목 스님은
“감정을 바로 보라”고 했다.
“우리는 감정과 나를 동일시한다.
그런데 감정은 원래 내가 아니다.
좋은 감정도, 나쁜 감정도 왔다가 갈 뿐이다.
그렇게 흘러갈 뿐이다.
불쾌하면 불쾌한 대로,
불안하면 불안한 대로 그걸 가만히 수용하면서
바라보라.
그럼 금방 알게 된다.
어떠한 감정도 오래 머물지 않음을 말이다.
아무리 길어야 2~3일이다.”
정목 스님은 감정을 ‘원숭이’에 빗댔다.
우리 안에 숱한 원숭이가 있다는 것이다.
고통스런 원숭이, 질투하는 원숭이,
불안한 원숭이, 우울한 원숭이, 뿌듯한 원숭이 등.
“그런 원숭이들이 무대 위로 뛰쳐나올 때
덩달아 휘둘려선 안 된다.
한 발짝 관람석으로 물러나
‘자~알 놀아라!’하며 바라보면 된다.
그렇게 주인이 쳐다보면
원숭이의 짓거리가 잦아들게 된다.
나중에는 노는 걸 멈추게 된다.
그런데도 어떤 감정이 오랜 세월 이어진다고 착각하는 건
자신이 그걸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알면 감정이 강아지처럼 된다고 했다.
길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감정을 다룰 수도 있고,
쓸 수도 있다고 했다.
“인간의 수명이 왜 100년인가?
심장이 고통을 견딜 수 있는 한계가
100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심장에
심장에 감정을 싣지 않으면 수명도 자연히 길어진다.”
“기도와 명상이 뭔가?
자신의 심장에 박힌 대못을 빼는 거다.”
-정각원 토요법회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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