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전가잡흥 8수 / 정종로(鄭宗魯)
淸潭
2025. 5. 28. 11:17
전가잡흥 8수 / 정종로(鄭宗魯)
입재집 제2권 / 시(詩)
거듭 보운하여 조사위 호연 에게 화답함 병서 ○ 정미년(1787, 정조11) 〔疊步田家雜興八首 和趙士威 虎然○幷序○丁未〕
지난 기해년(1779, 정조3)에 조사위가 내가 지은 〈전가잡흥〉 여덟 수를 보고, 그 시가 자못 고의(古意)가 있다며 매우 기뻐하였고, 이어서 가지고 돌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운에 다 보운을 하고, 또 거듭 보운하여 나에게 보내왔다. 처음 보운한 여덟 수는 곧 내가 한가롭게 지내는 정취를 형상하여 그 소쇄(蕭洒)함을 지극히 하였으며, 거듭 보운한 여덟 수는 곧 마음에 품었던 일을 스스로 말하였으니, 또한 심경을 드러냄이 진솔하고 절실한 언어가 아님이 없었다. 내가 그 시를 읽고 나도 모르게 무릎을 치며 칭상(稱賞)하였다. 진실로 조사위가 고시(古詩)를 잘 짓는다는 것을 알았으나, 어찌 그 색이 푸르고 푸르며 소리가 맑고 깊어서 곧장 국풍(國風)과 이소(離騷)를 따라 올라가서 도연명(陶淵明)과 유종원(柳宗元)의 절향(絶響)을 잇고자 했음을 헤아렸으리오. 이는 다만 시학(詩學)에 공교하여 그 삼매의 경지를 얻어서일 뿐 아니라, 자못 그 보존한 바가 초연히 세속을 벗어난 점이 있었기 때문에 성정(性情)에 흘러나옴이 문득 절로 이와 같았으니, 이것이 더욱 내가 탄복한 점이다.
돌아보건대, 나는 성구(聲口)가 본래 매우 억세고 까칠하여서, 주옥같은 시를 받으면서부터 거기에 화답함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았지만, 붓을 잡고 골똘히 생각해도 끝내 유의할 만한 한 구의 시도 얻지 못하였다. 그래서 마침내 그만두었던 것이 지금 이미 여러 해가 지났다. 근래에 병으로 신음하던 중에 홀연 다시 생각이 이에 미쳐 조사위의 시를 다시 꺼내어 보고서, 뜻 가는 대로 보운(步韻)하여 또 열여섯 수를 얻었는데, 하나는 받들어 보내고 하나는 내 스스로를 말하였으니, 또한 마치 조사위가 나에게 했던 것과 같다. 그러나 파인(巴人)의 열 수 창이 끝내 백설(白雪) 한 곡과 같지 않으리니, 조사위는 단지 그 뜻만 취하였고 그 사(詞)를 생략함이 옳으리라.
예전에 내가 상산 고개를 넘어 / 昔我踰商嶺
동쪽으로 가서 냇가 별장에 들었네 / 東行入川墅
맑은 물은 아홉 굽이 돌아 흐르고 / 淸流漾九曲
푸른 산봉우리 옥녀봉이 빼어났네 / 碧峯秀玉女
그 가운데 그대가 살고 있었으니 / 中有之子居
작은 집 곁에는 그윽한 채마밭이라 / 小軒傍幽圃
그곳에 내가 잠시 방문하니 / 於焉暫相訪
닭과 서직 갖추어 나를 머물게 했네 / 留我具雞黍
흉금 논함을 밤이 깊도록 했으니 / 論襟到夜分
덩굴 달은 버들 물가에 비치었네 / 蘿月映檉渚
고요하고 적막해 사방 시끄러움 없고 / 寥閴四無諠
오직 다듬이질 방망이 소리만 들렸네 / 惟聞搗衣杵
또렷이 생각나는 그날의 일이 / 歷歷當日事
오늘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기억나네 / 至今猶記取
그대는 옛글을 음미하여 / 之子味古書
마치 맛난 음식처럼 매우 즐겼네 / 酷嗜如珍腴
육예에 향기롭게 젖어 몸을 씻고 / 芳潤六藝漱
백가에 흠뻑 빠져 고기를 낚았네 / 浸涵百家漁
우뚝한 저 문단(文壇) 위에 / 屹彼騷壇上
아름다운 안목으로 높이 자리했네 / 繡眼以高居
어긋난 운명이 때를 만나지 못하여 / 蹉跎命不偶
궁하고 주리며 상유에 이르렀네 / 竆餓到桑楡
고상한 아취가 도리어 절로 있어 / 雅尙顧自在
깔끔하게 띠풀 집 초막에 앉았고 / 蕭灑坐茅廬
봄 단잠이 본래 많지 않아서 / 春睡本無多
마치 부름이 있는 듯 깨어나네 / 醒來如有呼
분명히 방촌의 마음에 / 分明方寸間
가을 달이 빙호에 비치리라 / 秋月映冰壺
세상 사람 중에 그대를 칭찬하는 이 많지만 / 世人多譽子
반드시 스스로 아는 만큼 깊지 않으리라 / 未必深自識
사랑스러운 문장은 물결이 드넓은 듯하고 / 文愛波瀾闊
아름다운 시는 고색이 창연하네 / 詩艶蒼古色
누가 알랴, 안으로 닦은 행실의 도타움이 / 誰知內行篤
본래 조심하고 공손함에 말미암았음을 / 本由小心翼
지극한 맛 노년에 다시 얻었으니 / 至味晩更得
들뜬 생각이 문득 종식되어 가네 / 浮念頓向息
한가할 때 성인의 글 가지고 완미하며 / 閒把聖經玩
밝은 스승 곁에서 두려워하였네 / 惕若明師側
체험하여 묵묵히 일삼는 바가 있으니 / 體驗默有事
외우고 헤아리는 것뿐만이 아니라네 / 誦數也匪直
생각건대 마음이 합치하는 곳에서는 / 想當會心處
기뻐하느라 먹는 것도 잊으시리라 / 欣然以忘食
울창한 저 시냇가의 소나무는 / 菀彼澗畔松
재목이 거창한 집 마룻대로 쓸 만하네 / 材堪棟豐屋
장석이 오래도록 돌아보지 않아서 / 匠石久不顧
가지와 줄기가 공연히 늙고 묵었네 / 枝榦空老宿
이윽고 도끼로 벌목함이 없었으니 / 旣無斧斤伐
하물며 소양이 먹을 리 있겠는가 / 况有牛羊牧
맑은 바람이 해 저물 때 일어나고 / 淸風生日夕
푸른 그늘이 벼랑 뭍에 흩어지네 / 綠陰散厓陸
비로소 알겠노니, 푸르고 누른 무늬 / 始知靑黃文
한갓 좋은 나무의 재앙이라는 것을 / 徒然災好木
문득 향기로운 잎 속을 보니 / 却看香葉裏
난새와 봉새가 다투어 좇아가네 / 鸞鳳爭追逐
밝고 흰 강호인의 모습으로 / 皎皎江海姿
티끌 속세를 벗어나 늙어 가네 / 風埃以外老
단표로 살며 쌀통 빌 때도 있으나 / 簞瓢有時空
스스로 웃으니 이는 우리의 도라네 / 自笑是吾道
책을 펼쳐 성인과 현인을 마주하고 / 披卷對聖賢
옛것을 가져와 가슴속 포부 부치네 / 攬古寄懷抱
온 세상이 무너지는 물결에 빠졌으나 / 擧世溺頹波
꿋꿋한 뜻으로 홀로 좋아함을 따르네 / 抗志獨從好
비유하자니, 저 가을 난초의 색으로 / 譬彼秋蘭色
언덕의 풀 속에 홀로 빼어난 격이네 / 獨秀中原草
바람결에 그 향기를 맡고 나니 / 臨風嗅其香
그대와 친함이 늦은 게 한스럽네 / 親君恨不早
가난을 보통 사람은 근심하는 것이지만 / 寒貧衆所憂
그대는 홀로 여유롭고 즐김이 있도다 / 子獨有餘樂
일 년 내내 문을 닫고 편히 살아가니 / 終年閉戶臥
그 발자취가 성곽에 드무네 / 足跡稀城郭
차조기 심어 몇 이랑을 얻어서 / 種秫得數畝
돌 항아리에 가을 수확 넉넉하네 / 甔石饒秋穫
기꺼이 집 지어 선인의 초가 덮으니 / 肯構葺先廬
기쁜 얼굴은 참새가 축하함과 같아라 / 歡顔同賀雀
읊조리고 즐길 바람과 달이 넉넉하고 / 吟弄足風月
거슬러 오를 이락이 있네 / 泝洄有伊洛
구름 골짜기에는 한 점 먼지도 없고 / 雲壑絶點埃
맑은 기운이 경내 마을에 가득하네 / 淸氣滿境落
넉넉하여라, 이로써 한세상 살 터이니 / 優哉以沒世
하늘이 그대에게 줌이 야박하지 않네 / 餉君天不薄
그대의 집이 상산 속에 있으니 / 君家商山裏
친족의 삶터 무릇 몇 이랑인가 / 族居凡幾畝
다정한 여러 조씨 문중 사람들 / 婉孌諸趙氏
금 같은 형제 옥 같은 벗들일세 / 金昆復玉友
형제가 매진해 날마다 서로 힘쓰니 / 征邁日相勖
저 시주를 일삼는 이와는 다르네 / 異彼業詩酒
선대의 법이 더구나 장엄하고 엄숙하니 / 先範况森肅
어찌 속진으로 달려감을 용납하겠는가 / 肯容塵軌走
그래서 우리 이 사람의 자질은 / 所以吾人質
윤기 흐르는 모습 마치 봄버들 같네 / 濯濯如春柳
지극한 도를 노년에 더욱 음미하고 / 至道晩更味
옛 철인을 황홀하게 친히 가까이하네 / 往哲怳親牖
영원히 기약하노니 천년 뒤에도 / 永期千載下
빛을 드리워 두성과 가지런하길 / 垂光侔星斗
내가 그대는 이와 같다고 하면 / 我謂君如此
혹 지언이라 허락할는지 / 倘許知言否
이 도는 참으로 들어가기 어려워 / 此道苦難入
겹겹이 관문으로 막혀 있나니 / 重重隔以關
몽교관과 인귀관을 / 夢覺與人鬼
통과해야 비로소 조금 한가하다네 / 透得方小閒
고요히 참된 공부를 생각함에 / 靜言念眞工
다만 주일 사이에 있건만 / 只在主一間
그러나 나는 지금껏 들음이 없이 / 顧我迄無聞
반평생 부질없이 산에서 늙었네 / 半生空老山
그대 같은 이는 학문의 방법을 알아 / 如君學知方
깊이 나아감이 정히 어렵지 않았네 / 深造定不艱
힘써 오래하매 절로 도달함이 있고 / 力久自有至
또 반드시 부지런히 더위잡고 올랐지 / 且須勤躋攀
어찌 짧은 시간을 아끼지 않으랴 / 曷不惜分陰
그대도 또한 젊은 날의 얼굴이 아닐세 / 君亦非韶顔
나의 삶은 참으로 깊고 외로이 / 我生苦幽獨
이 별업에서 늙어 가네 / 終老此別墅
거처 깊어 성질이 갈수록 졸렬해지니 / 居深性轉拙
마치 규방에 사는 여자 같음이 있네 / 有如處閨女
동복들은 꾸지람을 당하지 않아서 / 僮僕不見嗔
놀며 게을러 밭을 황량하게 하네 / 遊惰以荒圃
가을 되어 박하게나마 수확 있으니 / 秋至薄有收
산의 과일 및 들의 기장이라네 / 山果及野黍
앞 시내에서 날마다 발을 씻으니 / 前溪日濯足
지은 집이 짐짓 물가 가까워서라네 / 築室故近渚
늦은 밥 참으로 고기 맛에 해당하고 / 晩飯眞當肉
거친 베는 방망이질할 게 뭐 있겠나 / 麤布何用杵
나 자신의 재주와 분수를 헤아려 보니 / 思量己才分
빈한함을 진실로 스스로 취하였네 / 寒貧固自取
어렸을 적에 담박함을 맛보아서 / 少小味澹泊
기름진 맛을 부러워할 줄 몰랐네 / 不解羨膏腴
살찐 물고기가 앞 시내에 가득하니 / 肥魚滿前川
무심히 고기잡이를 일삼았네 / 無心事釣漁
이내 몸 이미 쓰일 데 없으니 / 此身旣無用
어찌 적막한 거처를 사양하랴 / 安辭寂寞居
주렴 내린 지 홀연 얼마였던가 / 下簾忽幾時
햇빛이 이미 상유에 가 있네 / 日色已桑楡
문을 나서 가고 싶은 곳 있으니 / 出門欲有往
아득히 미인의 오두막이라네 / 邈矣美人廬
고인을 생각하니 실로 내 마음을 알았고 / 思古實獲心
시대가 다름에도 서로 부르는 듯하네 / 異世如相呼
한가로이 소나무 계수나무 아래서 / 婆娑松桂下
달빛 받으며 오직 술병 기울이네 / 得月惟傾壺
산사람이 산을 잘 나가지 않으니 / 山人罕出山
성곽에 서로 아는 사람이 드무네 / 城郭稀相識
거울 잡고 때때로 스스로 웃으니 / 攬鏡時自笑
골짜기의 기운이 얼굴빛에 짙어라 / 峽氣濃顔色
언어로 표출한 운이 속세와 다르고 / 出語韻乖俗
남을 향해 달려감이 단정하지 않네 / 向人趨未翼
세상과 어긋나 걸핏하면 허물을 불러 / 齟齬動招尤
무리의 비방도 달게 받고 숨 죽이네 / 衆訕甘脅息
이 때문에 더욱 은거하기를 생각하여 / 以玆益思遯
바위 산 곁에 사는 분수 달게 여기네 / 分甘巖峀側
흰 사슴 무리를 한가로이 따르고 / 閒隨白鹿羣
저 푸른 소나무의 곧음을 벗하네 / 友彼靑松直
노니는 마음을 태고 시대에 두고 / 遊心在太古
메추라기처럼 살고 또 병아리만큼 먹네 / 鶉居又鷇食
오동나무가 나의 뜰에 드리우고 / 梧桐蔭我庭
등 넝쿨이 나의 집을 둘렀네 / 薜蘿繞我屋
여기에서 세월을 보내면서 / 於焉送日月
홀로 잠자고 또 깨어나며 사네 / 獨寐且寤宿
때로 다시 언덕 마을 사이에서 / 時復墟落間
소 끌고 풀 따라 먹이기도 하네 / 牽牛隨草牧
저 신주를 돌아보면서 / 睠言彼神州
평생을 길이 은거하였네 / 百年長沉陸
찬란한 규벽의 색채가 / 爛爛奎璧彩
빛남은 오직 석목이라 / 照耀惟析木
들어 보자니 예원의 선비들이 / 側聞藝苑士
때를 만나 함께 치닫고 좇는다네 / 時哉共馳逐
청춘은 나를 놔두고 떠나 버리고 / 靑春捨我去
백발은 사람의 늙음을 재촉하네 / 白髮催人老
공자께서 아름다운 말씀을 두셔서 / 先哲有徽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하셨네 / 夕死朝聞道
나태하고 게을러 괴롭게도 이룸이 없어 / 懶惰苦無成
해 질 녘에 한갓 마음만 아파하네 / 晼晩徒傷抱
다행히 마음 같이하는 그대를 만나 / 幸遇同心子
손을 잡으니 은혜롭고도 좋도다 / 攜手惠而好
바라건대 상유의 노경에라도 / 庶於桑楡景
강론연마하여 초초함을 면하였으면 / 講劘免草草
먼 데 오를 날이 없을까 두려워하며 / 陟遐懼無日
시작이 늦었음을 한스러워하네 / 發軔恨不早
부귀는 누가 다투어 구하는가 / 富貴誰爭求
빈천은 내가 곧 즐기노라 / 貧賤我則樂
흰 구름은 홍진의 속세와 끊어지고 / 白雲斷紅塵
높은 산은 아득한 성곽과 떨어졌네 / 高岑隔遙郭
골짜기는 자지 캐기에 넉넉하고 / 谷饒紫芝採
들은 토란 수확하기에 풍족하네 / 野足香芋穫
하루 종일 기심 잊고 앉았으니 / 盡日坐忘機
뜰 가득 무리 지은 참새가 모이네 / 滿庭集羣雀
눈에 붙임은 또 책에 있으니 / 寓目更有書
벽 가득 모두 염락의 글들이라 / 滿壁皆濂洛
물이 깊고 산이 높은 자연 속에 / 泓崢山水裏
계수나무 꽃이 때때로 앞에 떨어지네 / 桂花時前落
여기에서 남은 생을 보내노라니 / 於焉送餘齡
맑은 복이 자못 얕지 않아라 / 淸福殊非薄
집은 십 수 칸을 소유하였고 / 有屋十數間
밭은 백여 이랑을 소유하였네 / 有田百餘畝
한가로이 살며 밭 갈기를 일삼고 / 閒居事耕作
들 농부와 때때로 서로 벗하네 / 野人時相友
오월에는 보리밥 지어 먹고 / 五月炊麥飯
팔월에는 술 빚어서 마시네 / 八月釀稻酒
벗을 불러 함께 먹고 마시니 / 招呼共食飮
사발과 쟁반 갈마들기 분주하네 / 盂盤迭奔走
각각 친상의 마음을 품고 / 各懷親上意
나의 문 앞 버드나무에서 쉬네 / 息我門前柳
농사 이야기 또한 들을 만하고 / 農談亦足聽
웃음 머금고 앞 창문에 기대네 / 含笑憑前牖
원하는 바는 풍년이 되어 / 所願在年豐
쌀이 한 말에 삼 전이 됨이라 / 米至三錢斗
일 년 내내 배불러 주리지 않으면 / 終年飽無飢
이 즐거움 이룰 수 있지 않을런가 / 此樂可遂否
대지가 나의 노년을 편하게 하여 / 大塊逸我老
일찍이 명리의 관문을 벗어났어라 / 早脫名利關
푸른 산과 푸른 물의 자연 속에서 / 靑山綠水裏
넉넉히 한평생 한가롭게 지내네 / 贏得一生閒
인간 세상의 옳음과 그름은 / 人間是與非
방촌의 마음속에 들이지 않았지만 / 不入方寸間
오직 나라 근심하는 염려가 있으니 / 獨有憂國念
때로 혹 난리와 어려움 있을까 두렵네 / 恐時或虞艱
미나리 바치는 정성만 품을 뿐 / 徒抱獻芹誠
구중궁궐에 어찌 이를 수 있을까 / 九闕何由攀
맑은 새벽에 일어나 지붕을 우러러보며 / 淸晨起仰屋
강개한 마음이 쇠한 얼굴에 일어나네 / 慷慨動衰顔
[주-D001] 조사위(趙士威) :
조호연(趙虎然, 1736~1807)으로, 본관은 풍양(豊壤), 호는 구당(舊堂)이고, 사위는 그의 자이다. 1796년(정조20)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임오의리(壬午義理)를 주장하는 응지소(應旨疏)를 올릴 때 소수(疏首)로 추대되어, 상소 초안을 작성하였다. 저서로는 《구당집(舊堂集)》이 있다.
[주-D002] 전가잡흥 여덟 수 :
《입재집》 권1에는 〈전가잡흥 7수(田家雜興 七首)〉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입(入)성 직(職)운의 ‘식(識), 색(色)…식(食)’ 자 운으로 지은 시 한 수가 없다.
[주-D003] 파인(巴人)의 …… 않으리니 :
백설곡(白雪曲)은 춘추전국 시대 초(楚)나라의 양춘곡(陽春曲)과 함께 너무도 곡조가 고상해서 화답키 어려운 노래로 꼽혀 왔다. 초나라에서 어떤 나그네가 하리(下里)와 파인(巴人)의 노래를 부르니 수천 명이 따라 불렀고, 양아(陽阿)와 해로(薤露)의 노래를 부르니 몇백 명이 따라 불렀는데, 양춘(陽春)과 백설(白雪)의 노래를 부르니 몇십 명밖에는 따라 부르지 못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文選 宋玉對楚王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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