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건강,의학

초콜릿으로 다이어트를?

淸潭 2007. 1. 4. 12:13

초콜릿으로 다이어트를?

 

카페인 성분이 왕성한 식욕 억제
카카오 함량 70%인 초콜릿이 효과적
뜨거운 홍차나 녹차 같이 먹으면 좋아

 

초콜릿과 다이어트. 같은 하늘 아래 절대로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둘을 주제로 삼은 책이 나왔다. 초콜릿 마니아를 자처하는 일본 방송인 구스타 에리코(楠田枝里子)씨가 쓴 ‘초콜릿 다이어트’(고려원북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면 초콜릿 다이어트라는 게 꽤 일리가 있다.

물론 ‘초콜릿으로 살을 뺄 수 있다’는 내용은 아니다. 초콜릿이라는 쾌락을 포기하지 않고서도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는 쪽에 가깝다. 금욕, 금기, 억압, 절제 등 온통 우울한 단어가 연상되는 ‘다이어트’를 이제는 일상에 활력을 주는 초콜릿을 먹어가며 할 수 있다는 즐거운 소식이다.

 


▣ 다이어트, 왜 실패할까

 

저자는 먼저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을 ‘스트레스’라고 분석한다. “식욕을 엄격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요. 먹고 싶은 걸 억지로 참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여 마침내 폭발하게 되죠.” 하지만 이런 스트레스를 역이용하면 효과적인 다이어트가 가능하다.

“식사 마지막에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다면 오히려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디저트로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초콜릿이란 게 저자의 주장이다.


▣ 다이어트 구세주, 초콜릿

초콜릿에는 카페인이나 테오브로민 등 자극성 강한 물질이 들어있는데, 이러한 물질은 자율신경 중에서도 교감신경에 영향을 준다. 교감신경은 우리 몸의 활동적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한편, 부교감신경의 활동을 억제해 소화기관도 잠잠해진다. 그래서 초콜릿은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고, ‘좀더, 조금만 더 먹자’는 ‘왕성한 식욕’에 브레이크를 건다.

“부교감신경이 느긋하고 침착하게 휴식모드를 작동하고 있을 때, 교감신경이 활기찬 활동을 독려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몸으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상태가 아닐까요? 이것이 바로 초콜릿이 가져다주는 대표적인 행복감입니다.”

그렇다면 달콤하다는 점에서는 초콜릿과 마찬가지인 쿠키 등 다른 과자를 먹으면 안될까? 쿠키는 탄수화물이 주성분으로, 우리 몸에서 포도당 즉 당질로 변한다. 당질이 주성분인 과자를 먹으면 인슐린이 계속 분비돼 혈당치를 낮추고, 공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쿠키 등 탄수화물이 주 재료인 과자는 먹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 카카오 함유량을 따질 것

초콜릿이 살 찌게 하는 음식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쓴 건 설탕, 우유 등 초콜릿에 첨가되는 물질 때문이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는 칼로리가 그리 높지 않다. 그래서 저자는 외친다. “카카오 함량이 70%인 초콜릿을 추천합니다!” 카카오 함량이 85%, 90%인 제품도 있지만, 쓴맛이 강해 오래 먹기 힘들다.

인공감미료를 사용한 초콜릿도 있지만, “맛이 거북해서 날마다 먹기가 거의 노동 수준”이라는 설명. 70% 초콜릿으로 혀가 카카오 본연의 맛에 익숙해진 다음, 함량을 조금씩 높여가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저자는 권한다.


▣ 하루 50g을 넘지 말 것

초콜릿 섭취량은 하루 50g 정도가 적당(대략 가나초콜릿 1개 반 분량)하다. 저자 본인은 하루 100g을 먹는단다. 칼로리 계산은 잊지 말자. 초콜릿을 먹었다면, 다른 걸 포기해야 한다.

“초콜릿 50g을 먹었다면 약 270㎉만큼을 줄여야 해요. 이를 밥으로 환산하면 한 공기 반, 우동이라면 사리 1개 정도가 될 거예요. 날마다 정확하게 칼로리를 계산해서 먹는 양을 조절하는 것이 다이어트의 기초 중의 기초임을 잊지 마세요.”

초콜릿을 어떤 음료와 먹는지도 중요하다. 기껏 씁쓸한 초콜릿을 먹으면서 설탕이 듬뿍 든 음료를 마신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홍차는 초콜릿과 궁합이 맞는다. 설탕은 타지 말 것. 커피는 설탕, 크림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 크림을 포기하기 힘들다면 우유를 조금 첨가한다. 조금 진하게 끓인 녹차나 중국차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저자는 “어떤 음료든 뜨거운 게 좋다”고 한다. 다이어트 중에는 신체적 부담이 적지 않은데, 찬 음료를 마시면 몸이 차가워져 장기가 약해진다. 저자는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건강을 위해서 너무 찬 음료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김성윤기자 gourmet@chosun.com
일러스트=고려원북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