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무는 이때 자신의 참모습을 성찰하려 하는가. 지나간 시간과 새로 열리는 시간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가.
한 해가 저물어 갈 즈음 구비구비 산길을 밟아가며 사찰을 찾아 나서는 일은 참된 나의 모습을 찾아 가는 발걸음이다.
속세의 시간을 끊은 채 절집이 마련한 하루 일과에 맞춰 입선과 좌선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자신이 놓쳤던 참된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2006년 한 해를 되짚어 보고 참된 자신을 찾아 나서는 새해맞이 템플스테이가 정해년(丁亥年)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참 나`를 향해 손짓하는 사찰별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를 미리 쫓아가 보았다.
성철 큰스님의 제자인 원명 스님이 설립한 강화도 연등국제선원은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를 오는 31일과 내년 1월 1일 이틀간 진행한다.
올해는 지난해 인파로 붐볐던 마니산 새해맞이 행사에서 벗어나 한적한 강화의 바닷가에서 일출을 맞으며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마련한다.
영어, 차, 참선이라는 세 가지 트렌드를 반영한 연등국제선원은 참가자의 영어 수준에 따라 외국인 스님과 함께하는 법문 시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가족과 함께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일깨우는 템플스테이를 준비한 사찰도 있다.
수십 m 높이의 거대한 석회암에 12개 석굴이 있으며, 제일 높은 바위에 돋을새김이 아로새겨진 마애불상이 미소로 맞이하는 경주 골굴사가 그렇다.
골굴사의 사찰 체험은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에 전하는 수행법인 선무도를 이용하는 게 특징인데 깨달음을 위해 늘어져있는 몸을 위한 좋은 기회다.
이와 더불어 골굴사는 내년 1월에 30일간 일정으로 초ㆍ중학생을 위한 `선무도 화랑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땅 끝에 솟아 있는 달마산이 웃음 짓는 전남 해남의 미황사에선 참회정진에서 재야의 종 타종, 새벽 예불 등 다채로운 사찰 체험을 준비했다.
신라 천년의 법향(法香)이 머무르는 속리산 법주사는 팔상전 탑돌이와 새벽 예불 뒤 문장대 해맞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아울러 법주사는 어린이 겨울 한문학당 교실을 마련했는데 내년 1월 6~12일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동해 두타산에 있는 삼화사는 1박2일 코스와 2박3일 코스 두 종류의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하나는 30일부터 1월 1일까지 열리며, 다른 하나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이어진다.
다도 체험과 108배가 어우러져 있는 삼화사 사찰 체험은 1월 1일 오전 6시 30분에 예정돼 있는 두타산 해맞이에서 절정을 이룬다.
현대 불교의 요람인 예산 수덕사는 심신의 피로를 씻는 이색 사찰 체험 행사를 준비했다.
사부대중(四部大衆)이 함께하는 템플스테이를 준비한 사찰도 있다.
전남 순천에 있는 송광사에선 `송광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송사모)`가 주축이 돼 해맞이 산사 체험을 진행한다.
송광사 회주 법흥 스님의 법문이 이어진 뒤 조계산 대장봉 정상에서 새해를 맞이할 예정이다.
전나무 숲길이 산사로 끝없이 이어진 부안 내소사는 `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사찰 체험을 마련했다.
행사는 휴식형 템플스테이로 심신의 피로를 덜어내기 위해 사찰습의, 참선, 예불, 다도, 법문으로 진행된다.
보다 자세한 일정은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홈페이지(www.templestay.com)를 방문하면 확인할 수 있다.
[이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