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불교관련

[스크랩] 선가의 새 책들

淸潭 2006. 11. 10. 19:34
 

부처님 오신날 - 선가의 새책들

깨달음의 오솔길, 책속에 앉다

 

“그대들 모두 석가와 다르지 않다. 석가도 볼 줄 알고 그대들도 볼 줄 안다. 석가도 들을 줄 알고 그대들도 들을 줄 안다. 육근(눈, 귀, 코, 혀, 몸, 생각)을 통해 활발하게 작용하는 이 무위진인은 한 순간도 쉰 적이 없다. 신통과 묘용이 어디 별것이랴, 육근을 통해서 보고 듣고 하는 이 작용이다. 이 사실을 알면 단지 한 평생 ‘일 없는 사람’일뿐 달리 부처다 조사다 할 것이 없다.”(무비 스님의 <임제록 강설>에서)

 

15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석가는 인류 정신사에 혁명을 가져왔지만, “나를 따르라”고 하지 않았다. 그는 열반을 앞두고 “자등명, 법등명”(자신을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아라)을 유언으로 남겼다.

석가는 중생이 자신의 종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부처임을 깨닫게 하고자 평생을 바친 것이다. 이런 석가의 진리를 깨닫도록 하는 선가의 책들이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법비처럼 쏟아지고 있다.

 

우선 선승을 비롯한 수행자들에게 지침을 될 고전 <선문염송·염송설화>가 10권으로 출간됐다. <선문염송>은 고려 보조국사의 제자인 진각 혜심 선사(1178~1234)가 옛 선사들의 화두와 ‘깨달음의 글’, 법거량, 일화 등을 모아놓은 선의 보고다. 우리나라 선가에선 중국의 만리장성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할 만큼 우리나라 선의 자존심이 담긴 책이다. 이를 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이 옮겼다. 월운 스님은 근대 한영 스님과 함께 최고의 강백으로 꼽히는 운허 스님의 제자로 동국대 역경원장을 맡고 있다.

 

중국의 선사 가운데 육조, 조주 등과 함께 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가 바로 임제 선사다. 선가에선 ‘덕산(선사)의 방(방망이질)’과 함께 ‘임제의 할(외침)’이 분별과 생각을 끊는 격외의 수단으로 유명하다. 선과 교를 겸비한 탄허 스님의 제자 무비 스님이 <임제록 강설>(불광출판부 펴냄)을 냈고, 철학박사로 무산 무심선원에서 선을 지도하고 있는 김태완씨와 부산대 한문학과 이진오 교수가 <임제 100할>(장경각 펴냄)이란 이름으로 임제록 번역서를 내놓았다.

 

김태완 씨는 중국 선가에서 달마-혜가의 법을 이은 3조 승찬 선사의 <신심명>을 <바로 이것!>(침묵의 향기 펴냄)으로 썼다. 승찬 선사는 나병에 걸렸다는 것 외에 전하는 게 거의 없으나 ‘문자 보배’인 <신심명> 584자만을 남겼다.

또 선가 수필의 고전인 운서 주굉선사의 ‘죽창수필’을 전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 연관 스님이 <산색>(호미 펴냄)이란 이름으로 냈다.

 

우리나라 선승들의 필독서가 서산대사로 더 잘 알려진 청허당 휴정이 지은 <선가귀감>(불광출판부 펴냄)이다. 이를 동산선사의 제자로 선방에서 수행해온 일장 스님이 옮겼다.

산중에서 밀교처럼 행해지던 선이 도심으로 내려오고 있다. 서울에선 종로구 안국동의 안국선원에서 수불 스님이, 가회동 육조사에서 현웅 스님이 참선을 지도하고 있다. 수불 스님은 일반 재가자들을 지도하던 선 법문을 모아 <황금빛봉황이>(여시아문 펴냄)를 냈다.

이번에 출간된 책 중 가장 독특한 책이 <참선일기>(교양인 펴냄)다. 외국어대, 서울대, 고려대에서 강의했고, 성천 문화재단 기획연구실장이자, 함석헌의 스승인 유영모를 연구하는 다석사상연구회 총무인 지식인 김홍근씨가 현웅 스님의 지도를 받아 100일 간 참선한 기록을 공개했다. 선가에선 달(본질)을 보지 못하고 손가락에만 집착하게 한다 하여 말과 글을 멀리해 일반인들이 참선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참선일기>는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선가에 입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연현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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