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날은 일본 근대화에 사상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후쿠자와 유키치라고 한다. 그가 그 시대의 일본인들에게 꼭 마음에 새겨둬야 할 일곱 가지 교훈을 일러 주었다. 그 중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도산 안창호나 남강 이승훈도 우리들에게 정직해야 한다고 가르쳤지만 우리는 일본인들처럼 그 한마디를 새겨듣지 아니하였다.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실은 거짓말을 식은 죽 먹듯 하는 사람들이 일본에서보다 한국에 월등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는 없다. 일본을 여행해 본 사람들은 대개 일본인들로부터 그런 인상을 받게 된다.
우리들에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는 것을 보면 옛날부터 지배 계급의 거짓말이 심했던 것이 사실인 것 같다. 그렇다고 민초들도 모두 거짓말에 익숙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일본인들은 가정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두 가지를 강조한다. 그 하나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와 또 하나는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하여 또는 출세를 하기 위하여 거짓말을 하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니라 자랑스런 일이라고 한국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거짓말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이 한 나라의 법무장관이 되는 것인가.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도 우리를 서글프게 만든다.
우리의 원수는 거짓말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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