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6.25는 (I)
올해 나이가 70세가 된 사람은 6.25를 모른다. 1950년에 태어난 사람도 열 살이 되기까지는 동족상잔의 비극에 대하여 확실한 인식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80이 넘은 노인들만이 그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사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동족상잔의 비극은 차차 잊혀져가고 있다. 왜 6.25가 터졌는지 모르는 젊은이들도 수두룩하고, 북에서 시작한 남침이 아니라, 남쪽에서 시작한 북침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6.25를 겪고 아직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박두진 작사, 김동진 작곡의 <6.25의 노래>가 아직도 절실하기만 하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후렴)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불의의 역도들을 멧도적 오랑캐를
하늘의 힘을 빌려 모조리 쳐부수어
흘려온 갚진 피의 원한을 풀으리 (후렴)
아아 잊으라! 어찌 우리 이날을
정의는 이기는 것 이기고야 마는 것
자유를 위하여서 싸우고 또 싸워
다시는 이런 날이 오지 않게 하리 (후렴)
(후렴)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나리 이나라 이 겨레
오늘의 노인들은 그 노래를 부르며 김일성을 원수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원수는 반드시 갚아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며 이 날까지 살아 왔다. 그 날을 우리는 다 잊었다고 하자. 오늘 북의 인민공화국도 우리처럼 그 날을 다 잊었는가. 남북의 평화가 과연 가능한가?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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