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령의 노여움
세석평전(細石平田)의 「음양수전설(陰陽水傳說)」은 지리산 최초의 주민이었다는 남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남자의 이름은 호야이고 여자의 이름은 연진인데, 이들은 지리산에 들어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들에게 단 한 가지 한스러운 일이 있다면 자식이 없는 것이었다. 어느 날 호야가 과일을 따기 위해 산골 깊이 들어간 사이에 검정곰이 연진을 찾아와 세석평전에 있는 음양수를 마시면 자식을 낳을 수 있다고 일러주었다. 이 말을 듣고 연진은 당장 그 샘터로 달려가 물을 마셨다.
한편, 평소 곰과 사이가 나빴던 호랑이가 곰과 연진의 대화 내용을 산신령에게 고해바치니, 산신령이 대노하여 음양수의 신비를 인간에게 발설한 곰을 토굴 속에 감금하고 연진은 세석평전의 돌밭에서 평생토록 혼자 철쭉꽃을 가꾸게 하였다.
꽃밭에 피눈물을 뿌리며 언제까지나 철쭉꽃을 가꾸던 연진은 그 뒤 촛대봉의 정상에 촛불을 켜놓고 산신령을 향해 빌다가 망부석이 되었다. 산신령은 노여움을 풀고 기적의 샘 음양수를 인간에게 개방하여 그 혜택을 받게 하였다. 그리하여 지금까지도 자녀를 원하는 많은 여인들이 이곳에 찾아온다고 한다.
참고문헌
산청군 설화
역사
철쭉은 한자이름인 척촉(躑躅)이 변화된 것으로 보인다. 꽃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가던 나그네가 자꾸 걸음을 멈추어 ‘철쭉 척(躑)’자에 ‘머뭇거릴 촉(躅)자’를 썼다고 한다. 철쭉의 다른 이름인 산객(山客)도 철쭉꽃에 취해버린 나그네를 뜻한다.
철쭉꽃은 조선시대에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태종 3년(1403) 10월 3일 철쭉꽃이 피었다는 기록이 있다. 중종 15년(1520) 9월 12일 전라도 구례현에 철쭉꽃이 피었으며 명종 20년(1565) 10월 25일 전라도 옥구(沃溝) 천방산(千方山)에 철쭉꽃이 활짝 폈다고 한다. 철쭉꽃이 핀 것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것은 그만큼 중요한 꽃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었음을 말한다. 세조 10년(1464) 2월 20일 “이제 철쭉꽃이 이미 피었으니 빨리 문소전(文昭殿)에 바쳐라”는 내용이 있다. 문소전은 태조와 비인 신의왕후, 태종의 신주가 안치된 곳이다. 태조와 태종은 조선을 창업하고 수성한 임금으로 그 위상이 컸던 임금들이다. 여기에 바칠 꽃이 철쭉꽃이라는 점도 이 점을 말한다. 한편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전라도와 황해도, 평안도의 약제로 철쭉꽃이 기록되어 있다.
참고문헌
박상진, 『궁궐의 우리나무』, 눌와, 2001.
약재
대두온[大頭瘟 : 두통(頭痛)ㆍ발열(發熱)이 심하고 얼굴과 귀의 앞뒤가 부어오르며 때로는 목구멍 속이 붓고 벌겋게 되는 병]을 앓을 때, 약을 넣어 재채기를 하면 치료할 수 있다. 만일 재채기를 하면 재채기의 약으로 현호색(玄胡索) 1냥 반, 조각자(皁角刺)ㆍ천궁(川芎) 각 1냥, 여노(藜蘆) 5전, 철쭉꽃[躑躅花] 2전 반을 가루를 만들어 조금씩 콧속에 넣어 재채기를 하게 한다.
참고문헌
『산림경제』 제3권, 辟瘟
미모의 여인
삼국유사에는 철쭉꽃과 관련된 수로부인(水路夫人)의 이야기가 있다. 신라 성덕왕(聖德王 702~737)때 순정공(順貞公)이 강릉태수로 부임하는 길에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곁의 돌 봉우리가 병풍처럼 바다를 두르고 있어 높이가 천 길이나 되고, 그 위에는 철쭉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순정공의 부인 수로가 이것을 보고 하인들에게 말하기를 “저 꽃을 꺾어다 줄 사람은 없는가? 했다. 그러나 ”거기는 사람이 갈 수 없는 곳입니다.”하고 아무도 가지 않았다. 이 때 암소를 끌고 지나가던 늙은이가 부인에게 그 꽃을 꺾어다 주고 가사를 지어 바쳤다. 그것이 헌화가인데
짙붉은 바위가에
잡은 암소 놓아두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이다.
라는 노래이다.
다시 이틀을 편안히 가다가 임해정에서 점심을 먹는데, 갑자기 바다에서 용이 나와 부인을 끌고 바다로 들어가 버렸다. 공이 발을 동동 굴렀지만 어찌할 수가 없었다. 이 때 한 노인이 나타나더니 “옛말에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인다 했으니 바다의 용인들 어찌 여러 사람의 입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마땅히 경내의 백성들을 모아 노래를 지어 부르면서 지팡이로 강 언덕을 친다면 부인을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고 했다. 공이 그 말대로 했더니 용이 부인을 도로 데리고 나왔다. 용모가 뛰어나게 아름다운 수로부인은 이후에도 깊은 산이나 큰 못을 지날 때면 여러 번 붙잡혀 갔다오기를 반복해야 했다.
아름다운 용모의 수로부인이 연분홍빛 철쭉의 그윽한 향기와 어울려 있다. 철쭉꽃을 꺾어 바친 암소를 끌고 지나가던 늙은이는 촌로의 모습으로 수로부인과 철쭉꽃에 대비되어 나타나고 있다.
참고문헌
삼국유사
최영전, 1991, 한국의 민속식물, 아카데미서적
박상진, 궁궐의 우리나무, 눌와, 2001.
화류놀이
5월 경 산에 철쭉이 만개하는데, 이때 철쭉으로 이름난 산에서는 철쭉맞이 행사가 벌어진다. 소백산 철쭉제와 한라산 철쭉제 등이 유명하다. 5월중 충청북도 단양 일원과 소백산 연화봉에서 소백산철쭉제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다. 이 행사는 꽃길 걷기, 철쭉여왕, 민속놀이 등의 행사가 벌어진다. 그리고 제주도 산악연맹에서 주관하는 철쭉제는 한라산 철쭉이 절정을 이루는 5월 섯째 주 일요일에 펼쳐진다. 이 철쭉제에서는 조국의 통일을 기원하고 산에서 안전사고의 예방을 비는 산제(山祭)를 중심으로 행사가 거행된다.
지역축제로서 외부에 지역의 특성과 이미지를 드높이고 지역민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며, 관광 수입을 올리는 데도 일정한 역할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철쭉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우리꽃 문화의 디지털 형상화 사업), 2010., 한국콘텐츠진흥원)
우리꽃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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