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위인들(1) 정몽주(1337-13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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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단군기원 4349년이라고 하면 어지간히 긴 역사를 가진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고조선을 다스린 분이 한 분이 아니고 여러 분이라고 하지만 개국의 이념은 오직 하나 - ‘홍익인간’이었고 그 정신은 알게 모르게 겨레의
가슴속에 언제나 흐르고 있었다고 나는 믿습니다. 우리가 여러 차례 국난을 당하였지만 이겨낸 사실을 생각하면 그 정신이 이 나라의 선비와 지사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어서 난국을 타개함에 있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예컨대 고려조가 괴승 신돈과 같은 자에게 농락을 당하여 파멸의 위기에 몰렸을 때에도 정의롭고 담대한 선비들이 의인이 되어 무너져 가는 왕조에 큰 빛을 던졌습니다. 정몽주, 이색, 길재라는 세 사람의 선비들이었습니다. 그들을 삼은(三隱)이라고 일컬어 민중은 우러러 보았습니다. 정몽주는 여러 차례 새롭게 출발하는 왕조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매번 “아니오”하였습니다. 조선조의 3대 왕으로 즉위할 이방원은 포은에게 최후통첩을 시조 한 수에 담았습니다. 그것이 속칭 <하여가(何如歌)>라고 하는 석 줄의 시조입니다. “정 선생, 그 고집 좀 버리세요. 고려조도 조선조도 다 같은 왕조인데 어느 왕조를 섬긴들 어떻습니까? 오시면 큰 감투도 드리겠습니다. 순리대로 삽시다. 만수산의 칡넝쿨이 서로 얽히듯 우리도 서로 한 데 어울려 오래오래 재밌게 살아봅시다” 그것은 어쩌면 최후의 통첩일 수도 있었습니다. 정몽주의 마지막 답도 석 줄의 시조로 엮어져 있습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단호한 ‘No’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객들의 손에 맞아 선죽교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려조는 무너졌지만 포은은 무너진 고려조를 정신적으로 살렸습니다. 600여 년의 긴 세월이 흘렀지만, 그리고 수없이 비도 오고 눈도 왔지만, 그의 핏자국은 아직도 그 자리에 남아있다고 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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