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퍼뜩 와서 날 좀 살려달로고!
옛날에 아주 참 부자집에 과부가 혼자 머슴을 데리고 살았어요. 그 머슴은 어릴 적에 젖머슴부터 시작해가주고 꼴머슴을 거쳐 나이 장성하도록 머슴질을 하는데, 그러다 보이, 이제는 완연한 어른이 다 됐네요. 스무 살이 거짐 되고 보이, 장개를 보내야 되는데, 참 남의 머슴 신세가 되이께, 누가 딸을 줄라 카지도 아(안)하고 시집 올 처자도 없고, 그래 더벅머리 총각으로 늙어가는 참이지. 그래도 주인 과부댁이 젊고 예쁜 데다가 살림살이가 넉넉해놓이 머슴한테 잘 해 줘요. 철마다 새옷 한 불(벌)씩 얻어입고 또 때마다 옥식(玉食)을 잘 얻어먹고 그래, 편케(편하게) 잘 지내. 비록 머슴이지만 남부럽자이(남부럽잖게) 살긴 하는데, 장개를 못 가이 낭패라.
한창 젊을 때래놓이, 그렇게 마음이 동할 수가 없어요. 시도 때도 없이 그저 혼자 있는 과부 아지매만 보만 동양(動陽)이 되고, 동양이 되고 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그 젊은 과부댁을 보이 번버이(번번이) 양기가 동해가주 못살겠지만, 당최 혼자 사는 그 주인댁을 두고 생심도 한 번 못내고 애간장만 태우고 있지요. 그러다가 참 봄날이 돼가주고 농절(農節)이 닥치니 천사아(천상) 소를 몰고 쟁길랑 지게에 놔아 짊어지고 들에 논을 갈로 갔네요. 그래 점심때가 되이 과부댁이 점심을 해가주고 나갔어요. 보한(보얀) 소복단장을 하고 점심광주리를 이고 나가이, 치마자락이 막 봄바람에 날리면서 논들에 나서이, 참 절세미인이그덩. 머슴이 고만에 그 모습을 보고 홀딱 반해가주고 얼이 빠졌부렀네요.
‘허허 참! 세상에 저런 미인을 가까이 두고서도 어째 볼 도리가 없다니 참! 옛 말 에 화중지병(畵中之餠)이라드니, 저 여자가 참 내게는 그림의 떡이구나!’ 하고 혀만 끌끌 찰 수밖에는 렁렁?그래 낙담하고 있다가 다시 생각크이(생각하니), ‘아무리 머슴과 주인이지만 한 집에서 같이 먹고 자고 할뿐더러, 내가 저 손에 밥을 얻어먹으면서 사는데, 이렇게 사모하는 정을 모를까!’ 하는 맘이 퍼뜩 들거든. 그래 혼자 침을 꿀떡 샘키고(청중: 웃음) 또 꿀떡 샘키고, 구미가 댕겨 못살겠그덩.
근데 과부댁이 점심광주리를 논 머리에 멀찌감치 내롸 놓고는 천방 밑으로 니려가요. 그단새(그사이) 소피가 매라가주고(마려워서) 소피를 보러 니러 갔어요. 사람 시선을 피한다고 피해서 천방 밑에 쪼구리고 앉아 오줌을 누다 보이께네, 고마 쪽지비(쪽제비) 궁게(구멍에)다 놌부렀어요. 쪽지비 굴에 새끼들이 들앉았다가 뜨거운 오줌이 들오이 놀래가주 ‘툭!’ 튀나왔다가, 고만에 아랫도리를 벌리고 앉았는 과부댁 사타구니 속으로 쫓아들어가가주 소문(小門)으로 쑥 기(기어) 들어갔부렀네요. 그이 과부댁은 따가워가주고 당장 뭐 깜박깜박 까무라치는게래요.
“아이구! 퍼뜩 와서 날 좀 살려달로고!”
까무라치면서 막 얼른 와서 살려달라 그러이, 머슴이 퍼뜩 정신이 돌아왔어요.
“그라문(그럼) 글치(그렇지)! 내 맘이 그 맘이고 그 맘이 내 맘이지. 내가 이꾸(이렇게) 죽을 지경인데, 쥔댁인들 별 수 있을라구! 잠깐만 기들리라구, 내가 금방 살려줄 모야이(모양이니) 렁렁?”
카골라, 까짓거 뭐 바지 가랭이에 흙물이 튀게나 말게나 막 논 가운데를 가로질러가주고 막 쫓아나갔네. 천방 밑에 쫓아 가보이, 참 주인댁이 치마를 걷어부치고 사타구니를 잡고 죽는다고 나자뻐져 딩굴고 있그덩.
‘저릏게 못참아가주고 쥐고 딩굴 바에야 엇(어제)저녁에 진작 날로 부르지, 이제사 살려달라고 부르는고!’ 싶단 말이지. 그단새를 못참아가주고 쥔 댁은 연에(계속) 악을 쓰며 손짓을 하면서 ‘소문’을 빨리 어째라는 긑그덩요(같거든요). 머슴은 고마 너무 반갑어가주고 ‘하문(하면) 글치! 내 맘이 바로 그 맘이지’ 싶어가주고
“그래요! 내 그런 줄 알고 있습니다. 내가 알지요!”
그러골라, 바지춤을 내리기가 무섭게 고만에 치마를 들씨골랑 참 뿌끈(힘껏) 끈안고(끌어안고) 자빠져서 막 구불었부렀는게라. 까짓거 누가 보게나 말게나 천방 밑에서 고만에 무조건 한 탕을 칠라꼬 작정을 하고 막 들이미는데, 아이 웬걸 난데없는 쪽제비가 튀나오더니만 자기 연장을 콱! 물었부네. 그이 얼매나 아플노! 고만 혼비백산해서 논 가운데로 뛰 달아나네.
‘아이고 참! 희얀하다. 혼자 사는 여자는 독하기도 독하구나. 정절을 지킬라고 그 소문에다가 쪽제비를 다 품고 있었구나! 그래놓이 이웃집 홀애비들도 생침만 삼켰지 어째지 못하고 그냥 뒀구나. 내 복에 웬걸 저런 미색이 돌아오겠노?’
어찌 혼이 났든지, 이늠의 머슴이 그 뒤로는 과부댁 바로 쳐다보지도 안해. 근처 오기만 하만 고만 ‘쪽제비 쪽제비!’ 카골라 슬슬 피하그덩. 암케나 마게나(아무렇게나) 과부댁은 머슴이 아니랬드만 크일날 번 했그덩. 그래 하도 고맙어서(고마워서),
“아무개 머슴 봐라. 앞으로 누구한테든 입을 다물어라. 내한테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니밖에 모는데(모르는데) 절대 입 밖에 내지 마라. 그 대신에 내가 너한테 재산을 넉넉하게 물려주고 이쁜 색시를 얻어다가 장가를 보내 주꾸마.”
이래(이렇게) 당부를 했어요. 그르이 머슴은 풀죽은 소리로,
“숨겨 주다 말다요, 아이구 나도 쪽제비 생각만 해도 몸써리가 나요. 아이구 그눔의 쪽제비, 오매! 죽을 번 했네!”
과부댁은 약속을 지켜야 되겠다 싶어서, 논문서를 내놓고, “어데 꺼 어데 꺼는 앞으로 니한테 준다. 이게 그 논문서다.” 하고 줬어요. 그라고는 이웃마을에 참한 처녀를 하나 구해다가 장개를 보내 좄어요. 그래 첫날밤에 색시를 데리고 잘 생각은 않구서, 빗자루 몽댕이를 색시 사타구니 앞에다가 내밀고설랑,
“아나- 이눔! 물을라만 물어봐라 어디!”
그래도 벨일이 없으이, 손가락을 사타구니 앞에다가 바짝 들이밀고는
“아나 쪽제비야! 물을라만 한분 물어봐라!”
새댁이 가만 보이, 암만 봐도 미친 사람이 틀림없그던. 첫날밤부터 이상한 짓을 하이, 속이 얼마나 상하겠어요. 그 이튿날도 그 사흘날도 연에 똑 같그덩. 그래서 하루는 주인댁과 마주 앉아 빨래를 갱기다가,
“아무래도 우리 서방은 정신이 돌은 것 긑에요. 지가 시집온 지가 하매 수 삭이 넘었는 데도 오늘날까지 쪽제비만 들췄지 사람 몸에 손을 안댑니더. 댈듯하다간 쪽제비 카골라 도망을 가고 하는데, 미쳐도 아주 단단히 미쳤는 거 같애요.”
가마 들어보이 같잖그덩. 예사 일이 아니그덩.
“이 사람아, 미친 게 아닐세. 잔네 남편이 어릴 적에 쪽제비굴에다 대고 소피를 보다가 쪽제비한테 물린 일이 한 분 있네. 여자들 소문도 쪽제비 굴이나 다를 배 없잖은가. 내가 잘 갈체 놓을테이 걱정 말게. 오늘 밤에는 아매 다를 걸세.”
그라고는 머슴을 가마이 집 뒤꼍으로 불러놓고는 또 타일렀지요.
“이 사람아, 세상 물정을 어째 그컬(그렇게) 모르는고? 내가 그날 쪽제비 굴에 소변을 보다가 쪽제비가 튀 드가서 그랬을 뿐이지, 쪽제비를 품고 사는 사람은 없다네. 그르이 오늘 밤부터는 마음을 푹 놓고 색시한테 접근을 하게. ”
머슴이 그 말을 듣고 가만 생각해 보이 쥔댁이 한 번도 자기한테 거짓말하는 법이 없었으이 믿을 수밖에 없다고, 그날 저녁에 차츰차츰 각시한테 다가 갔어.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그 근처까지 갔다가는 오고 갔다가는 오고, 그러다가 마 동양이 돼가주고 못참겠그덩.
“에이구 빌어먹을! 물을라만 물어라!”
카골랑, 막 들이밀었부렀더니, 쪽제비는 웬 쪽제비. 쑥 미끌어져 디갔부는데 맛만 좋그덩. 그래가주고 참 부부 생활을 잘 하드래요.
할머니들이 야한 이야기 더 즐겨
한 마디로 야한 이야기이다. 야한 이야기는 할머니들이 더 잘한다. 더 잘한다는 것은 더 즐겨 하고 더 재미있게 한다는 것이다. 할아버지들보다 한층 더 구체적이고 노골적인 표현을 실감나게 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도 할머니가 들려준 것이다.
지금부터 12년 전 2월에 예천군 용문면 금당실에서 채숙자 할머니로부터 들은 것이다. 상주 실과 여중을 졸업하고 학교 교사 생활을 한 엘리트 할머니였다. 당시에는 58세로 아직 새댁 티가 날 정도로 젊었는데, 올 여름에 다시 찾아뵈었더니 거짐 할머니가 다 되었다. 벌써 칠순에 접어들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야한 이야기는 세 가지 구실을 한다. 하나는 듣는 사람의 성적 욕망과 성적 호기심을 대리충족 시켜주는 구실이다. 둘은 성에 관한 정보와 성적 지식을 제공해 주는 구실이다. 셋은 웃음을 자아내는 구실이다.
출처: http://limjh.ando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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