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세 새내기 9급 공무원 서초구청 권호진 씨 "CEO까지 하고 공직 도전…합격 성취감 더 컸죠"
입력 2015-04-06 20:44:48 | 수정 2015-04-07 01:31:25 | 지면정보 2015-04-07 A33면
새로운 삶
젊은이들 이력서 100개도 쓰는데
퇴직자들 한두 번 떨어지고 포기
'시간선택제' 일자리 많아졌으면
젊은이들 이력서 100개도 쓰는데
퇴직자들 한두 번 떨어지고 포기
'시간선택제' 일자리 많아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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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됐을 때보다 공무원 임용에 최종 합격했을 때 더 기뻤습니다. 사장은 위에서 지명한 것이지만 공무원은 스스로 공채 시험을 봐서 결과를 냈기 때문이죠.”6일 서울 양재동 서초구청에서 만난 9급 행정직 공무원 권호진 씨(59·사진)는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올 1월 공직에 입문한 신참 공무원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구청에 들어온 동기 최정훈 씨(18)와 나이가 41살 차이 난다. 1956년생이니 내년 말 정년까지는 2년도 남지 않았다.
외국계 화재보험사 에이스아메리칸에서 25년간 일하며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올랐던 권씨가 공무원을 꿈꾸게 된 것은 2006년 퇴직 이후다. 2007년부터 1년간 수원 영통구에서 영어 전문학원을 운영하며 실패를 맛본 그는 2012년부터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다. 그는 “영어학원을 운영하며 준비되지 않은 자영업의 위험성을 깨달았다”며 “이후 대안을 찾던 중 공직에서 명예롭게 일하고 싶어 공무원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늦은 나이로 인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더욱 철저히 시험 준비에 매달렸다. 권씨는 “면접시험을 위해 예상 질문만 1000개 넘게 뽑아 일일이 답변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2013년에는 필기시험에서 미끄러졌던 경기도 지방직과 서울시 행정직 공무원 시험에 이듬해 연달아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는 퇴직 후 창업으로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에게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고 강조했다. 퇴직금으로 시작한 사업이 실패하면 생계도 꾸리기 힘들어지는 만큼, 퇴직 이후에도 재취직을 1순위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구청에서 일해보니 생각보다 퇴직자를 위한 일자리 알선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젊은이들도 구직할 때 이력서를 50~100통 쓰는데 퇴직자들은 한두 번 쓰고 떨어지면 지레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청도 교육을 통해 다양한 자격증 취득과 취업 알선을 돕는 맞춤형 취업 원스톱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권씨가 구청에서 담당하는 일도 일자리 창출 및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업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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