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禪이야기

선경 스님의 선시

淸潭 2011. 8. 23. 15:12

선경 스님의 선시

 

 

 

 

(사진 진불성작품)

 

1908년 출가하여
평생 선수행을 하다 1994년에 돌아가신
비구니 선경 스님의 선시 입니다.
그냥 깊이 파고들지 않고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들입니다.
행복한 8월 마무리 하시길~!(공병호 연구소에서모셔옴)



-마음자리-

일체만법(一切萬法) 가운데
그 주인공은 이 심성(心性)이니
이 심성이라는 것은
언어로 가르쳐줄 수 없고
무슨 형상으로 보여줄 수 없고
뜻으로 헤아릴 수 없고
귀로 들을 수 없고
눈으로 볼 수 없건만
항상 소소령령(昭昭靈靈)하여
만법에 있어 왕이요.
우주의 주인공이로다.



-죽지 않는 소식(消息)-

우주를 다 싸고도 남음이 있고
아무리 사용하여도 모자라지 않으며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고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으며
아무리 ?려 부수어도 부서지지 않고
끊임없이 죽여도 죽지 않는 소식
이것이 사람의 진여자성(眞如自性) 자리이다.



-청추월광(淸秋月光)-

흰 반석 위로 맑은 물 흐르고
가을밤 달빛은 휘영청 밝기도 하여라
본래 생긴 천진면목(天眞面目)이 이렇게 분명한데
뉘 감히 아니다 그렇다 말할 수 있을 손가.





-한 물건(物件)-

오고 가고 보고 듣고 묘(妙)한지고

이 물건이 크려면은 하늘 덮고

작으려면 티끌 속 들어가네

밝으려면 일월(日月) 같고

어두우려면 칠통(漆桶) 같네

산하대지(山河大地) 모든 것이

이 물건분이로다 있다 없다 말을 하면

소림가품(小林家風) 모든 것이 쓸데없는 말 하지 마소,

 

 


-생사(生死) 열반(涅槃)이 모두가 꿈-

아침에 방선(放禪)을 하고
방에서 나와 주위를 둘러보니
뭇새들은 노래하네
만산에 녹음은 우거지고
천 가지 꽃은 향기롭고
백 가지 풀은 찬란하게 빛난다.
모두가 비로자나의 모습이요.
부처님의 근본일레
그 근본은 역력(歷歷) 분명하여
어찌 한 모양만으로 있으며
나고 죽음이 있고
'미하고 깨침이 있으리요.
근본자리에 있어서는
생사와 열반이 모두가 꿈이며
범부(凡夫)와 성현(聖賢)이 다 꿈이며
윤회(輪廻)와 해탈(解脫)이 한것 꿈이로세.
-출처: 마르틴 배러,(출가 10년 나를 낮추다), 웅진뜰, pp.197~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