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법률상식

法 외우기 이전에 인간이 먼저되어라

淸潭 2010. 7. 13. 12:04

"차렷, 열중쉬어" "부도난 사람이 때깔 좋네" …판사들 '막말' 수두룩

  • 김상민2007년 여름, 당시 고등학교 2학년 A군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주먹다짐을 해 법원 소년부 법정에 섰다. 판사는 A군에게 "차렷, 열중쉬어. 앉아, 일어서. 눈 감아"라고 지시했다. 법정에 함께 나간 A군 아버지는 아들이 명령에 따르는 것을 보고 "지금 판사 체면을 세우려고 이러는 겁니까"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판사는 아버지에게 "나가 있으세요"라고 소리쳤다. 이상은 A군 아버지가 아들 재판이 끝난 2008년 말 국가인권위원회 상담센터에 "얼차려를 시키며 인격모독을 했다"며 하소연한 내용이다.

    A군 아버지는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아들을 강압적인 태도로 대하는 게 분해 참을 수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인권위 관계자는 전했다.

39세 판사가 법정에서 69세 소송 당사자에게 "어디서 버릇없이 튀어나오느냐"라고 막말한 일 말고도 인권위에 다른 판사들의 막말과 고압적 재판진행에 대한 상담 신청과 진정이 2008년 7월부터 작년 12월까지 20여건이나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판사가 사업자금이 없어 부도를 낸 피고인에게 "부도난 사람이 때깔(얼굴색)은 좋다"고 말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버릇없다"는 판사의 막말이 보도된 4~5일 인권위에는 "나도 법정에서 모욕감을 느꼈다"는 등의 전화가 10건 걸려왔고 상담 신청도 5건이나 추가됐다.

인권위가 발간한 2008 인권상담사례집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많았다. 2007년 8월 한 피고인은 "판사가 '90도로 인사 못 해요'라며 서너 차례 정중히 인사할 것을 강요했다"고 진정을 요청했다. 법정에 방청객으로 갔는데 판사가 "법정에서는 판사가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라며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호통을 치고 이름, 주소와 직업을 물었다는 내용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