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음료 소재로 각광 받고 있는 옥수수수염에서 항암물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은 지난 5월14일 “옥수수수염에 있는 항암물질인 ‘메이신(maysin)’의 양을 40배 이상 높이는 생산기술의 개발, 그리고 ‘메이신’ 함량 자체가 많은 신품종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메이신’은 옥수수수염에서만 발견되는 황색 플라보노이드(flavonoid) 계열 물질인데, 항암 및 항산화 기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이신 성분은 수분(꽃가루 수정)이 끝난 옥수수수염에서는 거의 추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분 전에 옥수수수염을 최대한 자라게 해야만 상품성 있는 메이신 추출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번에 농촌진흥청이 ‘메이신’을 다량으로 분리하는 기술과 옥수수수염을 다량 채취하는 기술을 동시에 개발했다고 밝힌 것이다. 작은 비닐봉지를 옥수수수염에 씌워 하루나 이틀 수분을 막는 방식으로 종전에 6cm 정도 자라던 수염을 최대 20cm까지 3배나 더 자라게 했다. 여기에다가 0.32%이던 기존의 메이신 성분도 4.31%로 13배나 증가시켰다. 결국 메이신 추출 가능 총량이 40배나 늘어난 것이다. 길게 자란 수염을 약간만 남겨두고 채취한 다음 비닐을 벗기면 옥수수는 정상 수분해 식용이나 사료용 옥수수 알갱이 생산도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은 또 재래종 옥수수인 황옥보다 ‘메이신’ 함량이 60% 높고 기능성 아미노산도 다량 함유된 신품종인 광평옥, 장다옥, 강다옥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이수화 청장은 “여름에 인기 높은 찰옥수수에서도 메이신 함량이 높은 품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런 신품종들이 FTA시대에 밀려들어올 종자용 수입 옥수수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옥수수수염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남미에서도 요로결석, 신장염, 당뇨병 치료와 이뇨제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본초강목’에는 “얼굴의 부기를 빼고 소변을 시원하게 한다”고 나와있다. 문헌을 조금 더 보자. ‘한국본초도감’에서는 “신우염으로 몸이 붓거나 대변을 볼 때 느끼는 통증을 완화시키고, 신장 기능을 개선해 부종을 치료하거나 단백뇨를 줄인다. 또 요로결석·만성신우염 개선과 전립선비대증, 당뇨병, 고혈압, 간염, 담도결석, 천식 치료를 위해 다른 약제와 함께 사용됐다”고 한다. ‘동의보감’을 보면 배뇨장애, 신장 기능 개선에 사용됐고,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 따르면 탄산결석, 요산결석, 인산결석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농촌진흥청 김선림 박사는 “옥수수수염 속의 항산화·항암물질인 ‘메이신’은 부가가치가 높은 식·의약소재”라며 “앞으로 농가와 산업체에 서둘러 기술을 전해 다양한 건강식품 소재로 활용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옥수수수염을 이용한 음료는 날이 갈수록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광동제약의 ‘광동옥수수수염차’이다. ‘광동옥수수수염차’는 2006년 7월 국내 시장에 업계 최초로 선을 보인 이후 급속도로 판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 서일호 기자 ihseo@chosun.com
옥수수수염의 효능
예부터 “당뇨·고혈압·간염·천식·결석에도 효과”
건강음료로 인기… 농진청 연구팀 메이신 40배 생산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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