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조계종

원로스님들 “삼성 특검 조속히 종결” 청원

淸潭 2008. 3. 25. 16:25

원로스님들 “삼성 특검 조속히 종결” 청원

“시대정신에 어긋난 부적절한 처사” 반발도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스님 등 원로스님들이 삼성 특검에 대해 포용과 화해의 정신을 발휘해 조속히 종결되기를 바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조계종 원로의원 밀운스님과 원심원사 주지 세민스님 등은 지난 24일 삼성 특검 사무실을 방문해 이같은 내용의 청원서를 전달했다.
 
청원서에서 원로스님들은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는 먼저 과거의 집착과 허물을 벗어 던지는 ‘포용과 화해’의 사회적 기풍이 절실한 때에 특검의 진행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검은 국민과 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려는 역사의 시계추를 거꾸로 돌리고 있으므로 사회적 동요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조속히 종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삼계에 비난받지 않는 존재는 없으며, 부처님의 품 안에서 용서받지 못할 일은 없다”며 “불교계는 과거에 대한 포용과 화해, 미래를 위한 약속과 준비를 위해 모든 불자가 참여하는 ‘포살법회’를 시작한 만큼, 사회 각계와 국민도 ‘포용과 화해의 대열’에 동참해 범국민적 운동으로 승화시켜 주기를 간곡히 청원한다”고 마무리했다.
 
이번 청원서에는 원로회의 의장 종산스님을 비롯해 부의장 지혜스님 등 원로의원 스님 24명이 서명했고, 총무원장 지관스님, 중앙종회 의장 자승스님 등도 연명부에 등재됐다.
 
이와 관련, 같은 날 실천불교전국승가회는 논평을 내고 “시대정신에 어긋난 부적절한 처사”라며 “중생 계도와 올바른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할 수행자들이 잘못된 재벌의 행위를 사회 불안 등 근거 없는 이유를 들어 옹호하려는 것은 출가수행자로서 사려 깊지 못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번 사건이 대다수 중진스님들의 뜻이 아니라도 판단한다”며 “만약 이번 사건을 개인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이용한 세력이 있다면 발본색원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도 “진정한 자비는 잘못을 덮는 것이 아니라 죄지은 이가 스스로 잘못을 드러내 참회하게 하는 것이며 이것이 포살의 정신”이라며 “수행자의 본분을 훼손하고 불자의 자존심을 짓밟은 이들은 국민들과 불자 앞에 오히려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원로회의 부의장 지혜스님은 “특검 결과, 죄가 드러나 심판 받을 것이 있으면 분명히 받아야 한다”며 “삼성을 봐달라거나 용서해달라는 요청이 아니라 여론에 휩쓸리지 말고 불편부당한 법을 근거로 공정하게 처리해달라는 바람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다음은 청원서 전문.
 
 
삼성 특검을 걱정하는 불교계의 청원
 
우리 민족은 지금껏 포용과 화해의 정신으로 반만년을 이어 왔습니다. 이러한 정신이 있었기에 그 숱한 위기를 이겨내고 오늘날 세계에 우뚝 서게 된 것입니다. 바야흐로 발흥의 시대적 기운이 우리 사회 곳곳으로 번져 가고 있습니다. 이 때에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는 먼저 과거의 집착과 허물을 벗어 던지는 ‘포용과 화해’의 사회적 기풍이 절실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특검의 진행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일 보도되는 특검은 국민과 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려는 역사의 시계추를 거꾸로 돌리고 있습니다. 특검은 사회적 동요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조속히 종결되어야 합니다. 새 시대를 향해 진일보하려는 지금, 하루나 1년 같은 소중한 시간을 반목과 다툼으로 허송하는 것은 역사에 죄업을 짓는 일입니다.
 
삼계에 비난받지 않는 존재는 없으며, 부처님의 품 안에서 용서받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불교계는 과거에 대한 포용과 화해, 미래를 위한 약속과 준비를 위해 모든 불자가 참여하는 ‘포살법회’를 시작하였습니다.
 
사회 각계와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러한 ‘포살과 화해의 대열’에 동참하셔서 부디 범 국민적 운동으로 승화시켜 주시기를 간곡히 청원합니다.
 
청원인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종산, 원로회의 부의장 지혜 밀운, 원로의원 혜승 현해 원담 정무 월서 무진장 혜정(법주사) 원명(관음사) 원명(통도사) 초우 월파 동춘 도문 진제 성수 명선 법흥 활안 천운 고산 혜정(문수사), 총무원장 지관, 교육원장 청화, 중앙종회 의장 자승, 포교원장 혜총, 신흥사 회주 무산(이상 연명순)
2008-03-25 오전 9:59:24 /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