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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이랑 보라가 뒤섞이는 계절, 이곳에선 현실

淸潭 2025. 6. 18. 10:48

분홍이랑 보라가 뒤섞이는 계절, 이곳에선 현실

타임톡타임톡조회 2082025. 6. 18.
7월 추천 여행지
출처 : 하동군 문화관광 (몰랑뜰정원)

지리산 자락, 깊은 산골 어귀에서 피어나는 정원이 있다. 바람은 낮게 흐르고, 하늘과 나무가 가까워지는 이곳은 도심 속 화단과는 차원이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여름이 시작되면 자연은 가장 강렬한 빛과 색을 품는다. 그 계절을 정원이라는 형식 안에 정갈하게 담아낸 곳이 바로 하동의 몰랑뜰정원이다. 꽃의 이름을 몰라도 좋다. 향기를 따라 걷고 색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짧게 느껴지는 경험이 시작된다.

특히 7월이면 이 정원은 배롱나무와 수국이 절정으로 향하며 정원 전체가 계절의 감각으로 물든다. 꽃과 나무가 단순한 식물이 아닌 풍경을 이루는 주체가 되는 곳, 그 속을 걷는 사람마저 풍경의 일부가 된다.

산세에 따라 깔린 안개와 빛의 흐름은 같은 자리에서도 시간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출처 : 하동군 문화관광 (몰랑뜰정원)

일상에서 벗어나 여름의 정취를 가장 고요하고 섬세하게 마주하고 싶다면, 몰랑뜰정원으로 떠나보자.

몰랑뜰정원

“여름꽃 피는 하동 몰랑뜰정원, 7월에 여기 안 가면 후회해요!”

출처 : 하동군 문화관광 (몰랑뜰정원)

‘몰랑뜰정원’은 경상남도 하동군 청암면 깊은골길 2-1에 위치한 민간정원으로, 경상남도 등록 제32호로 지정되어 있다.

정원 면적은 총 5,277㎡이며, 이 가운데 4,800㎡에 이르는 넓은 녹지공간은 계절마다 다른 식물로 채워진다.

2016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2023년 4월 28일 정식 등록을 마친 이곳은 자연과 정원의 경계를 허문 공간으로, 지리산의 산세와 기운, 색채와 향기를 정원 전체에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전체 구성은 영국식 정원을 기반으로 화이트가든, 허브가든, 수국정원, 플라워가든, 중앙 침엽수가든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출처 : 하동군 문화관광 (몰랑뜰정원)

특히 여름철이면 이 정원은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는데, 배롱나무가 중심 공간에서 곡선의 수형을 자랑하고, 수국은 색상과 품종별로 공간을 분리해 정원 내에서 또 하나의 정원을 완성한다.

100여 종이 넘는 정원 식물들이 공간별 특징에 맞춰 배열되어 있어 시기마다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사계절 내내 경관이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몰랑뜰정원은 단순히 조경을 감상하는 장소가 아니라 정원 자체가 생태적 흐름과 시간의 흐름을 반영하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운영된다.

정원 중심부에서 계절마다 바뀌는 주요 식물을 중심으로 테마별 공간이 연결되어 있고, 정원주제원으로는 만병초 그늘정원, 수국정원, 장미원 등이 대표적이다.

출처 : 하동군 문화관광 (몰랑뜰정원)

여름뿐 아니라 가을과 겨울에도 테마정원이 유지되며, 지리산 자락의 경관을 차경으로 활용해 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운영시간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4월부터 7월까지는 예약제로 운영된다. 고요한 정원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한 운영방침으로, 방문 전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TV 프로그램 방영 이후 정원 애호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2020년 산림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정원 콘테스트’에서는 금상(산림청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자연 속에서 걷고 싶을 때, 단순한 풍경이 아닌 치밀하게 설계된 계절의 흐름을 따라가고 싶을 때 이곳은 그 기대를 충족시켜 준다.

 
출처 : 하동군 문화관광 (몰랑뜰정원)

꽃이 피는 시기를 맞춰 떠난다면, 몰랑뜰정원은 그 계절을 가장 잘 보여주는 풍경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