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면 악마도 모르나?
트럼프의 못 숨기는 친러 본색(?)… “위대한 푸틴 축하”
수감자 교환을 ‘러시아 승리’로 단언
“바이든 거래 끔찍… 나쁜 선례 남겨”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또 하나의 위대한 일을 해낸 것을 축하하고 싶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푸틴은 천재”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또 푸틴을 칭찬하고 나섰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 간에 이뤄진 수감자 교환 때문인데, 트럼프는 미국이 ‘밑지는 장사’를 했다며 협상을 주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의 말은 ‘푸틴이 미국과의 외교전에서 이겼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요구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감옥에서 풀려난 인사들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 전 미 해병대원 폴 휠런 등이다. 공화당은 이들의 석방 소식이 전해진 직후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 행정부가 러시아에 사례금을 지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선거 유세 연설에서 트럼프는 “나도 재임 기간 동안 외국에 억류된 미국 시민들을 수없이 귀국시켰지만 돈을 낸 적이 없다”고 말해 공화당의 정치 공세를 거들었다. dpa는 미국인들의 석방 대가로 미국과 러시아 간에 금전 거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임기 내내 푸틴과 친하게 지냈다.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이 맞붙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가짜뉴스 유포와 온라인 기사에 단 댓글 공작 등을 통해 트럼프한테 유리한 쪽으로 여론을 조작했다는 것은 정설로 통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인 2023년 7월 보수 성향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푸틴을 “천재”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영리한 일”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요즘 트럼프는 “내가 재집권하면 협상을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장담해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원하는 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오르고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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