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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의 허벅지 두께…MLB 상위 1% 스피드의 비결

淸潭 2025. 7. 11. 08:21

김혜성의 허벅지 두께…MLB 상위 1% 스피드의 비결

타임톡1조회 23,9012025. 7. 11.
LA 다저스 SNS 캡처

투수, 1루수가 꼼짝 못 한 스프린트

어제 경기 9회 초 장면이다. (한국시간 10일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 LA 다저스 – 밀워키 브루어스)

스코어 2-1로 원정 팀 다저스가 앞섰다. 선두 타자는 9번 김혜성이다. 2구째 커브에 정확하게 반응한다. 꽤 날카로운 타구가 오른쪽 파울 라인을 타고 흐른다. 출구 속도 92.2마일(약 148.4㎞)의 빠른 땅볼이다.

잘하면 선상을 빠질 것 같다. 그런데 1루수 제이크 바우어가 역동작으로 잘 잡았다. 여기까지만 보면 결과는 뻔하다. 베이스 커버 들어간 투수에게 토스하면 끝이다. 아웃 1개가 당연하게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아니다. 반전이 일어난다. 일단 긴박한 레이스가 펼쳐진다. 참가자는 모두 3명이다. 타자, 투수, 1루수가 혼신의 힘을 쏟으며 질주하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투수가 탈락한다. 스타트가 늦은 것도 아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금세 역부족임을 깨닫는다. 폭발적인 타자의 스피드를 당해 낼 재간이 없다.

1루수가 눈치를 챈다. 찰나의 멈칫거림, 그리고 허겁지겁 속도를 높여본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빠르다. 폭발적인 스퍼트로 결승점을 통과한다.

중계 화면이 몇 차례나 슬로우로 걸린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다. 딴소리할 것 없는 완벽한 세이프다. 이 정도면 상대 벤치도 어쩔 수 없다. 잠시 뜸을 들여보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다.

(다저스는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곧이어 9회 말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연장 10회 말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1루 도달 속도, 500명 중 5위

어렵게 얻은 내야 안타 1개다. 그럼에도 무척 인상적인 장면이다. 김혜성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우선 좌투수를 상대로 얻은 결과물이다. 타격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몸쪽으로 낮게 제구 된 커브였다. 거기에 정확하게 대응했다. 나름대로 질 좋은 타구를 생산해 냈다.

그리고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빠르고, 폭발적인 속도 말이다.

물론 달리기 실력이 뛰어난 건 맞다. 그런데 스프린트 능력만 따지면 특급 수준은 아니다. MLB에는 워낙 날고 기는 주자들이 많은 탓이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그의 속도는 1초당 28.8피트(약 8.78미터) 정도다. 환산하면 100미터를 11.4초에 달리는 수준이다. 빠르기는 하지만, MLB 500명 중에 72위 정도의 스피드에 불과하다.

(이 부문 1위는 캔자스시티의 바비 위트다. 1초당 30.4피트의 속도로 달린다. 100미터를 10.8초에 끊을 수 있는 속도다.)

그런데 야구 선수는 스프린터가 아니다. 또 다른 항목이 요소로 등장한다. 바로 (치고 나서) 타석에서 1루까지의 도달 속도다.

이걸 따지면 얘기가 많이 달라진다. 그야말로 ‘혜성’이 된다. 그의 1루까지 랩 타임은 4.09초다. 그러니까 웬만한 투수의 1루 커버보다 훨씬 빠르게 된다.

이게 어느 정도냐. MLB 전체 500명 중에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정확하게 상위 1%에 해당하는 셈이다. 물론 좌타자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 덕분이다.
(이 부문 1위는 탬파베이의 챈들러 심슨이다. 3.96초로 기록됐다.)

공교롭게도 좌투수 상대로는 더 유리하다. 어제 실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왼손 투수(제러드 케이닉)는 투구 동작이 3루 쪽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1루로 (베이스 커버를) 가려면 역동작이 된다. 좌투수에게는 기습번트를 오른쪽으로 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베이스볼 서번트 캡처
 
LA 다저스 SNS 캡처

스케이트 선수 같은 하체 근육

얼마 전이다. 훈련 장면 하나가 공개됐다. LA 다저스의 SNS에 실린 사진이다.

주인공은 마치 쇼트트랙 혹은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같은 동작이다. 약간 구부린 자세에서 한쪽 발로 균형을 잡는다. 허리에는 줄이 묶였다. 트레이너가 잡아주며 하체 근력과 중심 이동을 보완하는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자세와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리고 더 놀라운 부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매 없는 상의와 반바지 차림에서 불끈 드러나는 근육질 몸매다.

특히 허벅지의 볼륨이 엄청나다. 앞뒤로 두꺼운 근육이 여실히 드러난다. ‘말벅지’라는 단어가 어울릴 법하다. 빵 터지는 댓글 하나가 눈에 띈다.

‘Kim, 적당히 좀 해. 지금 내 옆에 여자 친구가 있거든.’

그의 철저한 자기 관리는 이미 잘 알려졌다. 술 담배는 물론이다. 쌀밥, 라면 같은 것도 즐기지 않는다. 운동에 도움이 되는 것 위주로 챙겨 먹는다고 알려졌다.

키움 시절의 일화도 있다. 한밤중에 긴급 뉴스가 떴다. 그가 야식을 먹는다. 그것도 라면으로. 그러자 구단의 유튜브 채널 담당자가 부랴부랴 카메라를 챙겨 달려간다. 희귀한 장면을 담기 위해서다.

혜성 “찍지 마세요.”

PD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이유가?”

혜성 “심경 변화요? 저도 가끔은 먹죠. 사람인데.”

PD “사람 아닌 줄 알았거든요.”

혜성 “ㅎㅎㅎㅎ”

유튜브 채널 키움 히어로즈 캡처

몸짱에 대한 감탄

몸짱에 대한 감탄은 최근 부쩍 늘었다.

야후스포츠의 애널리스트 제이크 민츠는 그를 풋볼(NFL) 선수에 비유한다.

“훈련 모습을 보면서 피지컬에 새삼 놀라게 됐다. 마치 슬롯 리시버(중앙에서 활약하는 공격수)를 연상시킨다. 뛰어난 운동 능력과 민첩하고 근육이 많은 몸매가 그렇다. 크지 않은 몸(178cm, 79kg)으로도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그런 얘기를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근육이 많고, 강해 보인다. 아마 우리 팀에서 가장 체지방이 적은 선수가 아닌가 한다. 그의 폭발적인 스피드도 그런 몸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역시 다저스의 일본인 트레이너 나카지마 요스케도 언급한 적 있다.

“굉장히 강한 몸을 가졌다. 미국 선수들도 물어보더라. ‘얼마나 무거운 걸 드는지’. ‘왜 그렇게 훈련하는지.’ 놀라면서도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지난 6월의 일이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스포츠넷 LA가 올린 짧은 동영상 때문이다.

다저스 관계자가 선수들에게 묻는다. “당신도 이렇게 할 수 있냐”는 질문이다. 보여주는 영상 속에는 누군가 800파운드(약 363kg) 무게의 바벨을 얹고 스쿼트 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자 하나 같이 손사래를 친다. 오타니 쇼헤이도, 무키 베츠도,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무리야, 무리.” “말도 안 돼.”

그런데 딱 한 명만 표정이 다르다. 김혜성이다.

“할 수 있지. 간단해.” 분명하고, 확신에 찬 대답이었다.

히어로즈 시절부터다. 전설 같은 얘기가 전해진다. ‘야리야리한 신인이 들어왔다. 그런데 웬걸. 박병호 못지않게 무게를 많이 치더라. 모두 깜짝 놀랐다.’ 그게 바로 김혜성이었다.

 
매체 ‘다저 블루’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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