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영(雜詠) 3수(三首) / 이색(李穡)
목은시고 제7권 / 시(詩)
세상 다스림엔 다른 계책이 없고요 / 御世無餘策
백성 위함은 하늘 받드는 데 있나니 / 因民在奉天
사치와 검소의 예를 조절하고 / 節文奢儉禮
억양하는 권변을 헤아려야 하리 / 斟酌抑揚權
종이쪽은 좁아서 도장 찍기 어렵고 / 紙狹難容印
명함 하나만 쓰고 전은 생략하여라 / 銜單却省牋
알건대 태평성대가 곧 다가와서 / 太平知有日
천하 만물이 화육 속에 들어오리 / 萬物入陶甄
나는 질병 많음을 가련케 여기는데 / 自憐多疾病
남들은 아직도 건강하다고 하네 / 共道尙康强
늘그막이라 즐거운 마음은 적은데 / 老境懽情少
새봄이라 화창한 기운은 많구나 / 新春和氣長
옥계는 바야흐로 상서를 기록하고 / 玉雞方紀瑞
금압 향로엔 향 연기가 타오르니 / 金鴨正燒香
반드시 배꽃 같은 달을 마주하여 / 須向梨花月
좋은 자리에 술잔을 기울여야지 / 瓊筵倒羽觴
친구들은 지금 몇이나 남았는고 / 朋友今餘幾
교외엔 봄이 태반이나 지났구려 / 郊原春半强
새로운 시름은 날마다 생겨나고 / 新愁隨日出
호기는 봄과 더불어 자라나누나 / 豪氣與春長
달은 넘실대는 금파에서 감상하고 / 月賞金波灔
꽃은 향기로운 백설에서 찾노라 / 花尋白雪香
이제부턴 꼭 촛불 잡고 노닐면서 / 從玆須秉燭
흥겨울 때마다 술잔을 기울이리 / 遇興且傾觴
[주-D001] 옥계(玉雞)는 …… 기록하고 :
한 고조(漢高祖)의 어머니 함시(含始)가 일찍이 낙지(洛池)에서 노닐다가 적주(赤珠)를 물고 있는 옥계를 발견했는데, 거기에 “이것을 삼킨 자는 왕이 될 것이다.[呑此者王]”라고 새겨 있어서 함시가 이것을 삼키고 고조를 낳았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주-D002] 향기로운 백설 :
이화(梨花)의 별칭으로 쓰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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